물위의 길조용미
바람이 일어
水路 위에 또 물길이 곱게 생겨난다
물위에 일어나는
물의 길
물에는 무슨 길이 저리 많은지
물은 무슨 길들을 저렇게도 많이 숨기고 있는지
저 많은 길들을
동그랗게 하나로 모으는
사람이 오래도록 외롭게 서 있는
그 언저리
물위로 난 길들이
사람의 길이 될 수는 없어
쓸쓸함이
멀리 번져나가는
그 반짝이는 해질 무렵의 수많은 길들이
■시인의 말
물 위의 길이나 허공의 길 그런 길만 눈에 잘 보이는 사람의 11월, 솜털 보송한 털머위가 바위틈에 노랗게 꽃을 피우고 벼랑 아래 해국이 아득하게 엎드려 있던 그곳으로 가는 길도 물 위에 있다.
●약력
1962년 경북 고령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