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처음 선보였던 뮤지컬 '블루사이공'이 15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앙코르 공연에 들어갔다. 1996년 초연이래 장기공연작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대학로 소극장에서는 배우들의 땀방울까지 보이는 생생함 속에 베트남전에서 정신적 상처를 받은 김상사를 등장시켜 우리 현대사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 9월 국립극장 공연에서는 10여곡의 음악을 새로 작곡하고 케산 전투신 등 볼거리를 강화해 흥행요소를 높였다. 무대예술의 장점인 변화와 진화가 잘 드러난 예이다.
그보다 이번 공연의 볼거리는 단역들이다. 우편상병을 맡은 임기홍과 맹호부대원으로 출연하는 이원과 송창의의 코믹한 연기는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극의 활력소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이 뮤지컬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조명. 김상사와 후엔의 사랑이야기 배경인 베트남 쭝투축제 장면은 300여개의 연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이념에 휩싸인 광기어린 베트남인 막드엉 역할은 좀 더 강한 카리스마가 필요했고, 등장인원과 규모를 감안할 때 중극장 규모인 토월극장의 무대는 옹색한 느낌이 든다. 뮤지컬 전용극장을 기대해본다. 공연은 30일까지 계속된다. (02)766―5210
/홍석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