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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 너마저…"/ 국립극단 "줄리어스 시저" 장민호·최상설등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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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 너마저…"/ 국립극단 "줄리어스 시저" 장민호·최상설등 열연

입력
2002.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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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무대에 처음 올라간 셰익스피어 연극은 무엇이었을까. 1925년 12월 12일 경성고등상업학교 학생들이 공연한 '줄리어스 시저'다. 3막 2장 연설 장면만 영어로 한 것이었다.최초의 전막 공연은 1954년 국립극단 전신인 극단 신협에 의해 이해랑 연출로 이뤄졌다. 그뒤 전막 공연은 없었다. 번안 또는 주요 부분을 개작한 형태로 주로 대학 연극이 몇 번 했을 뿐이다. 워낙 규모가 크고 깊이 있는 대작이라 소화할 엄두를 내기 어려운 탓이다.

국립극단이 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이 작품의 전막 공연에 도전한다. 29일부터 12월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줄리어스 시저'는 박진감 넘치는 정치사극이다. 고대 로마의 영웅 줄리어스 시저, 그를 살해하는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시저 사후 브루투스 일파를 몰아내고 권력을 잡은 안토니우스가 엮어가는 드라마는 배신과 신의, 인간의 양면성, 군중심리 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담고 있어 동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는 평을 듣는다.

아버지보다 존경하던 시저를 로마 공화정의 미래를 위해 죽이는 브루투스의 고뇌가 시저의 영웅다운 면모, 안토니우스의 권력욕과 대조를 이루며 극을 바짝 조인다. 사랑하는 양자 브루투스의 칼에 쓰러지면서 시저가 던지는 대사 '브루투스 너마저!'는 너무나 유명하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 사상 최대 규모다. 출연자만 60여 명, 극중 배역은 100명이 넘는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정치적이고 남성적이라고 평가받는 이 작품에서 여자는 단 두 명, 시저의 아내와 브루투스의 아내 뿐이다. 셰익스피어극의 국내 일인자로 알려진 정일성(61)이 연출한다.

48년 전 신협의 첫 전막 공연 때 안토니우스를 했던 원로배우 장민호(78·사진)가 시저를 맡고, 최상설(브루투스) 김명수(안토니우스) 오영수(카시우스) 등이 출연한다. (02)2274―3507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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