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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딱정벌레의 세계/ 적자생존의 최강자, 딱정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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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딱정벌레의 세계/ 적자생존의 최강자, 딱정벌레

입력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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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V 에번스 등 지음·윤소영 옮김 까치 발행·2만원종의 수만 놓고 본다면 딱정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이다. 딱정벌레목의 곤충은 극지방 빙산에서부터 열대우림까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살고 있다. 지금까지 기록된 딱정벌레 목이 무려 35만종이나 된다. 모든 동식물 표본을 하나하나 나열하면 다섯에 하나가 딱정벌레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자연사박물관 곤충부 주임 아서 에번스와 남아공 프리토리아 트란스발박물관 딱정벌레부문 상임 큐레이터 찰스 벨러미가 쓴 '딱정벌레의 세계'는 딱정벌레가 어떻게 살아가고 인간은 그 벌레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딱정벌레는 지난 2억 3,000만년 동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잘도 적응했다. 다른 동물들도 적응했지만 딱정벌레처럼 멋지게 살아남은 동물은 없다. 딱정벌레의 번성 이유는 우선 몸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작고 옹골찬 몸은 편히 숨고 먹이를 찾고 땅에 알을 낳고 돌이나 나무 틈새로 기어들 수 있게 한다. 튼튼한 외골격은 조직의 노출과 수분의 증발을 막고 딱딱한 앞날개는 흙, 돌부스러기, 썩은 식물 사이를 기어다니는 동안 몸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한다. 앞날개 밑에 산소 비축 공간도 있다. 식물과의 관계에서도 재주가 많다. 식물은 자신을 먹는 동물에 대해 물리적, 화학적 기피물질을 뿜어내면서 저항하는데 딱정벌레는 그런 방어기제를 돌파하는 기술이 남다르다. 생명력이 뛰어나서인지 딱정벌레는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딱정벌레 목의 왕쇠똥구리를 특히 숭배했다. 관 내부에 그려진 그림에서부터 상형문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유물에는 왕쇠똥구리가 그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전설에도 딱정벌레는 근면함에서부터 미천함에 이르는 수많은 상징적 의미를 갖고 등장한다. 찰스 다윈은 열렬한 딱정벌레 수집가였다. 책의 말미에는 딱정벌레 보호를 위한 각국의 정책이 실려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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