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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소세 면세도 미국 눈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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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소세 면세도 미국 눈치보나

입력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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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을 예측 가능토록 하는 것은 일관성이다. 일관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흔들리면 국민들만 손해를 보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특히 금전적인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그동안 특별소비세 부과 여부로 논란을 빚어온 '다코타' '무쏘 스포츠' 등 국내외 레저용 픽업 트럭이 화물차로 분류돼 특소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승용차로 분류해 특소세를 부과했던 정부가 왜 입장을 바꿨는지 모르겠다. 이들 차량에 대해 자동차 관리법상 형식승인 기준으로 일원화함으로써 차량가격의 14%에 달하는 특소세를 면제받게 됐다.

과거의 결정이 잘못돼서 고쳤다면 백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통상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그동안 특소세 부과를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국내 소비자들의 주장에는 모른 척하다가 미국측의 항의에 정책을 바꾼 것이다.

아무리 자동차가 주력 수출 상품이고, 미국 시장이 중요해도 이런 조령모개식 법 적용은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했다. 또 국내에 들어온 외국상품은 국내상품과 같은 대우를 해야 한다는 내국민 대우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눈앞의 조그만 이익 때문에 정책에 대한 믿음 상실이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셈이다.

이번 결정으로 레저용 픽업의 가격은 대당 300만∼500만원이 인하된다. 이미 이 차를 산 소비자들은 앉아서 그만큼 손해를 본 것이다. 이미 낸 세금은 환급이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 이들의 이해를 구할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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