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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몽골리안 일만년의 지혜/ 몽골리안의 1만년 아메리카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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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몽골리안 일만년의 지혜/ 몽골리안의 1만년 아메리카 대장정

입력
2002.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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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 언더우드 지음·김성기 옮김 그물코 발행·2만5,000원'몽골리안 일만년의 지혜'는 한반도 북방의 북아시아 거주지에서 베링해를 건너 아메리카 신대륙에 정착하기까지 힘겹고 지난했던 몽골리안(황인종)의 1만년 이동 역사를 담은 장대한 서사시다. 몽골리안계로 알려진 아메리카 원주민 이로쿼이족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던 구전사(口傳史)를 바탕으로 했다.

1만년 전 천재지변으로 부족 대다수를 잃은 뒤 바다와 사막, 협곡을 건너는 이로쿼이족의 힘겹고 긴 여정이 펼쳐진다. 그들은 새로운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공동체적 삶의 지혜를 쌓아갔으며 지구 상의 모든 식물이나 동물을 '형제'라고 부르고 남녀평등을 완벽하게 실현하고 있었다.

해일을 피해 이동을 시작한 부족은 폭풍이 불어오는 바다와 만나게 된다. 바다를 건너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들은 부족 전체를 이어주는 밧줄을 엮는다. '강한 두 남자'가 선두에 나서 밧줄로 다리를 만들고 부족의 지도자인 '지혜의 딸'은 뒤따라오는 자들에게 길을 가르쳐주며 바다를 건너갔다.

이로쿼이족의 후예인 저자 폴라 언더우드(1932∼2000)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부족의 구전 역사를 노래로 전수받았고 이를 글로 옮겼다. 문자 시대 이전의 언어를 그대로 옮기다 보니 이야기 속에는 지명(地名)이나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구절이 등장하지 않는다. 또 '땅 속에서 자라는 것' '바다를 아는 자' '배우는 자' 등 마땅한 용어가 없어 풀어 쓴 '원초적' 표현들이 날 것으로 등장해 이채를 띈다.

역자의 표현대로 한 집단의 경험이 오로지 기억력에 의존해 1만년 이상 세세히 구전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책을 읽다 보면 구전의 진위보다 그 내용에 담긴 배움과 지혜에 주목하게 된다. 저자가 운문으로 옮겨놓은 글을 한국어판 번역본에선 산문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원제 'Walking People'.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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