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퍼져 있는 모든 개의 조상이 1만 5,000여 년 전 동아시아에서 길들여진 회색 늑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최신호(22일자)에 "지금까지 개의 기원과 행태에 대한 수많은 추측만 난무했을 뿐 입증된 것은 거의 없었다"며 개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스웨덴 왕립기술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전세계 500종 이상의 개의 DNA를 분석한 결과, 동아시아의 개가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지역의 개가 가장 오래 전에 가축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오늘날 북미와 남미에 살고 있는 개와 과거 아메리칸 인디언이 길렀던 미국 토종개도 모두 이 지역 토종이 아닌 유라시아 동일 모계의 후손임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초기 인류가 1만 4,000년 전 베링 해협(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을 건너 미주 대륙에 정착할 무렵 가축으로 데리고 간 회색 늑대가 이들의 조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개와 강아지, 늑대, 침팬지를 대상으로 동물 행태 실험을 실시했다. 먹이가 든 상자와 빈 상자 사이에 사람이 서서 시선, 손짓, 특정 표시 등 갖가지 신호를 보내 동물들의 반응을 측정한 결과, 개와 강아지가 늑대와 침팬지에 비해 훨씬 먹이 상자를 잘 구별했다. 연구팀은 "개가 두뇌가 큰 늑대와 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은 침팬지보다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예상 밖의 결과"라며 "개에게는 사회적 신호를 해독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동물학자들은 "개가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는 것은 말 때문이 아니라 그 말을 할 때의 머리의 회전 정도, 특이한 몸짓 등일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체득한 '사회적 지식'을 개가 어떻게 유전적으로 전달하는지는 여전히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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