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분기 경제성적표(GDP 5.8% 증가)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경기가 본격적인 둔화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상반기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내수의 꺾임세가 뚜렷하고 설비투자도 예상보다 부진해 최근 박 승 한국은행 총재가 밝힌 '연간 6% 성장' 달성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5.8%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지만 잠재성장률(5.5%)을 웃도는 견실한 수준"이라며 "장마,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림어업 생산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성장률이 저조했지만 아직까지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꺾이고 수출 늘고
3·4분기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비 둔화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민간소비는 음식료품과 PC·에어컨 등 내구재 지출이 둔화하면서 작년 동기대비 6.1% 증가에 머물러 전분기(7.6%)에 비해 크게 낮았다.
반면 재화 수출은 반도체·통신기기·가정용 전기제품·컴퓨터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1.7%나 급증, 전분기(13.5%)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최종수요에 대한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전분기 50.7%에서 28.7%로 하락한 반면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49.3%에서 71.3%로 크게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농림어업 생산이 계절적인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제조업(6.7%)과 서비스업(9%)은 전분기 증가율을 웃도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6% 성장률 달성 가능할까
한은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3·4분기 성장률 둔화는 경기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장마·태풍의 영향이 컸기 때문에 4·4분기엔 태풍 복구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과 수출 증가 지속으로 6%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수출의 주요 대상국인 미국과 일본 경제가 불안한데다 이라크전쟁 가능성에 따른 세계적 수요위축 등으로 이같은 수출증가가 연말까지 계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내수둔화 움직임이 뚜렷한 가운데 수출이 경제성장의 동력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수출 추이에 따라 경기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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