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광복 지음 eastward 발행·1만1,000원강원도민일보 논설위원 함광복(52)씨는 DMZ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언론인이다. 30여년간 DMZ에 관한 글을 써왔으며 DMZ내 남강 연어 방류를 제안하고 '연어사랑시민모임'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한국DMZ생물종다양성보전협회와 한국DMZ평화생명마을을 발기했고 경의선남북철도연결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DMZ 관련 심포지엄, 강연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할아버지, 연어를 따라오면 한국입니다'는 그가 'DMZ는 국경이 아니다'(1995)에 이어 두번째로 낸 DMZ 기행문이다.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 그래서 설익은 환상과 낭만을 가질만한 그곳을 저자는 냉정하게 들여다본다. '자연생태계의 보고'라는 평가가 그렇다. "사실 그곳은 야생동물에게조차 결코 평화스러운 것이 아니다. 산불은 그들의 서식처를 불태워버렸고 가랑잎 속에 몸을 감춘 발목지뢰, 나뭇가지에 매달린 부비트랩도 먹이를 찾아 나서는 그들을 기다렸다. 그곳은 평화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이상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자연까지 가공해 놓은 곳이다."
그가 특히 안타까워 하는 것은 지뢰다. 자신의 머리를 밟는 것이 있다면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지뢰. 그는 지뢰를 캐낸 뒤 그곳에 나무 한 그루를 심고 평화나무라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책에는 그가 만난 많은 사람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는 화가 박수근의 맏딸 인숙씨에게서 그림단지 이야기를 확인하기도 한다. 박수근의 부인 김복순이 한국전쟁 당시 남편의 그림을 단지에 담아 김화 남대천 DMZ에 묻었던 것이다. 인숙씨도 그 사실을 기억은 하고 있었으나 정확한 위치는 알지 못했다.
30여년에 걸친 저자의 발품 기록이 고스란히 녹아 DMZ의 역사·인문·자연생태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박광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