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등의 수입 가격은 오른 반면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은 급락해 3·4분기 중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 교역지수는 91.6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4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수출단가는 작년 동기대비 1.9%, 전분기 대비 2.7% 각각 하락했다.
또 수입단가는 국제 원자재 및 자본재의 가격 하락으로 작년 동기대비 0.6% 내렸으나 전분기에 비해서는 원유·반도체·기계류·정밀기기의 수입가격이 올라 3.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순상품 교역지수는 91.6으로 작년 동기대비 1.3%, 전분기 대비 6% 하락하며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수는 지난해 3·4분기 92.8에서 4·4분기 95.6, 올 1·4분기 103.7까지 상승한 이후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한 것은 주요 수입품목인 원유 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4% 오른 반면 수출비중이 큰 반도체 가격이 33.9%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단가는 3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수입단가는 1·2월을 저점으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처럼 교역조건이 나빠지면 소득 증가폭이 생산 증가폭에 미달,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보다 나빠진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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