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DJ내란음모 재심 첫 공판/ 청구인 20명중 17명 참석 고문·증거조작 증언 눈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DJ내란음모 재심 첫 공판/ 청구인 20명중 17명 참석 고문·증거조작 증언 눈길

입력
2002.11.22 00:00
0 0

1980년 유죄판결이 내려졌던 이른바 '김대중(金大中) 내란음모 사건' 피의자들에 대한 재심이 21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5부(전봉진·全峯進 부장판사)에서 시작됐다. 재판에서 재심 청구인들은 당시의 고문과 증거조작 사실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소설가 송기원(宋基元)씨는 "신군부는 '고은(高銀) 시인이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공작금 100만원을 받아 50만원은 가로채고 50만원만 내게 줬다'는 치사한 진술을 강요했다"며 "고문에 '예'라고 인정한 뒤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완상(韓完相) 전 부총리는 "공소장에 내란음모를 꾸민 5월11일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날이어서 문상 온 친구들도 모두 내란죄를 저지른 셈이 됐다"고 기막혀 했다.

이문영(李文永) 경기대 석좌교수는 "중앙정보부에 55일간 갇혀있는 동안 끔찍한 비명소리와 함께 조사관들이 누구를 어떻게 때렸다는 무용담을 많이 들었다"며 "죽는 것보다 맞는 게 더 힘들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해 좌중을 숙연케 했다.

고은 시인은 "100년이 지나도 묻히는 사건이 많은 데 그래도 20여년 만에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며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날 재판에는 재심 청구인 20명 중 설훈(薛勳) 민주당 의원, 김상현(金相賢) 민주당 고문, 고 송건호(宋建鎬) 선생의 유족을 제외한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이해찬(李海瓚) 민주당 의원, 고 문익환(文益煥) 목사의 부인 등 17명이 참석했다.

재판부는 "12·12가 이미 내란으로 규정된 만큼 이들에 대한 무죄선고에 어려움은 없다"며 "다음달 10일 불출석한 3명에 대한 심문 후 곧 선고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80년 육군 고등계엄군법회의에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배후 조종한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2년6월씩을 선고 받았으며 99년12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신분때문에 법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뜻을 전해 청구인에서 제외됐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