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의 단일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나라당에는 '자민련 대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자민련 의원 개별 영입을 중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더 이상 자극하지 말고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반창(反昌) 후보가 단일화하는 마당에 김 총재와 완전히 척을 질 경우 정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충청권 공략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정세 분석에서 나왔다. 한 당직자는 "지금까지 자민련 의원 입당은 충청권의 이 후보 지지도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JP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고 말했다.한 후보특보도 "우리가 자민련 의원을 계속 끌어오면 김 총재는 두 아들 병역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 후보를 집중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며 "이렇게 되면 이 후보는 충청도에서 답답한 입장이 된다"고 이에 동조했다.
이날로 예정된 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송광호(宋光浩) 의원의 입당이 미뤄진 것도 이런 당내 기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선기획단 회의에서도 영입 일시 중단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영입 중단 선언이나 김 총재와의 본격적 연대 모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먼저 성의를 보인다고 해서 이미 자존심이 상한 김 총재가 마음을 돌릴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용환(金龍煥)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 당내 반(反) JP성향 의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일단 정, 송 의원의 입당을 연기해 시간을 벌면서 김 총재의 동향을 살피겠다는 게 한나라당 지도부의 생각인 듯하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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