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필품이란 게 다 그렇지만 식재료 역시 맛이나 희소가치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생선의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자주 먹는 것은 비싸고, 잘 보지 못했거나 조리 방법을 모르는 생선은 싸다. 대표적인 예가 연어다. 연어는 국내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거래되는데 그 이유는 주부들이 조리 방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인 듯 싶다.연어는 거친 바다와 강을 회유하며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산란을 한다. 요즘엔 세계적으로 연어의 소비가 늘다 보니 양식으로 대량 생산한다. 거친 삶을 사는 자연산보다는 양식 연어가 더 부드럽고 맛이 있어 미식가들은 양식 연어를 더 선호한다. 원래 기름기가 많은 이 생선은 특별한 조리 방법이 필요 없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후리이팬에 지지거나 구워도 맛이 있다. 파, 양파를 잘게 썰고 달걀을 넣어 전을 붙이거나 볶음밥에 넣으면 아이들이 좋아 한다.
신선한 경우엔 회로 먹거나 회덮밥 재료로 이용해도 그만이다. 특히 배 부분의 기름진 뱃살의 맛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또 요리 중 타타라 해서 우리의 육회처럼 익히지 않고 양념을 넣어 버무리는 요리가 있는데 기름진 연어를 이 요리에 이용하면 제격이다. 잘게 썬 연어에 파나 양파를 다져 넣고 소금, 후추, 레몬즙을 넣어 버무린다. 연어가 많이 생산되는 스칸디나비아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여러 가지 저장법이 잘 발달돼 있다. 향을 살리고 신선하게 먹기 위해 절이는 요리는 통연어를 껍질째 두 쪽 면을 떠 낸 다음 소금과 설탕을 3대1 비율로 섞어 도톰하게 덮어 하룻밤 재워둔다. 절여진 후에는 각종 허브나 오렌지, 레몬 껍질을 갈아 살 부분에 덮어 향이 배도록 한다. 다시 하룻밤을 재우고 얇게 포를 뜬 후 간을 하고 레몬즙을 뿌려 먹는다. 훈제는 저온 훈제를 하는 기구가 있지만 실외에서 하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 진공 포장돼 파는 훈제연어 가운데는 유통시 냉동, 해동이 반복돼 맛이 형편없는 것도 많으니 잘 살펴보고 사야 한다. 연어의 머리는 반을 갈라 간을 한 뒤 오븐에 구워 내면 좋은 술안주 감이 되고 된장을 풀어 무와 파 등 야채를 같이 넣고 국처럼 끓이면 진한 맛의 연어머리 탕이 만들어 진다. 미식가를 위해 양쪽 볼 살 2쪽만을 떼서 요리하는 경우도 있다. 껍질은 살짝 간을 한 후 프라이팬에 지진다. 바삭해지면 5㎜로 썰어 청량고추 다진 것을 함께 넣어 김밥처럼 만다. 부분마다 특성을 살려 즐길 수 있는 연어는 서양에서는 파티 때 자주 등장하는 생선의 하나이다. 험한 일생을 살지만 그 깊은 맛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생선이 아닌가 싶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www.ofood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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