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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시평]진정한 "고객만족"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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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시평]진정한 "고객만족" 경영

입력
200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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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시내 유명 백화점에서 와이셔츠를 구입한 적이 있다. 급히 구입하다 보니 사이즈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백화점에 전화를 해 교환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집 앞에 서있는 게 아닌가. 공손히 인사를 하며 내게 건넨 것은 다름아닌 와이셔츠였다. 백화점 직원은 다른 지점에서 내가 요청한 사이즈의 와이셔츠를 급하게 구한 것이었다. 더구나 내가 그 옷을 다음 날 입고 나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아침 일찍 우리 집에 오는 수고를 더한 것이다. 어떻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1세기 기업경영의 화두 중 하나는 '고객만족'이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디딤돌 중 하나가 고객이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 없어진다면 그 기업은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체험 마케팅, 드림케팅(드림+마케팅) 등 관련 마케팅도 넘쳐나고 있다. 기업들이 저마다 '고객만족'을 부르짖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략을 수립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1년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35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최신 마케팅 기법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기업의 고객 존중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고객에 대한 존중과 인간적인 배려를 소홀히 한 기계적인 마케팅은 고객과의 관계를 악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더욱이 가식적인 친절과 어설픈 매너는 불쾌감만 안겨줄 뿐이다. 구호로만 부르짖는 고객만족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기업이 고객과 가장 처음 만나는 것이 제품이다. 제품은 기업의 얼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황일수록 기업은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고객을 유혹한다. 그러나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품구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의 극대화다. 따라서 기업은 품질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잠재된 고객의 욕구를 발견하여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제대로 잘 만들어진 제품은 고객에게 기쁨을 준다. 고객의 기쁨은 기업이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신속하고 철저한 사후관리 또한 중요하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마케팅 기술로 그럴 듯하게 포장한다면, 고객은 한 번은 찾지만 두 번은 찾지 않을 것이다. 또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도 신속한 A/S가 따르지 않는다면 고객의 불만은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기업은 고객에게 외면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진정한 고객만족은 뛰어난 제품, 발 빠른 A/S, 고객의 욕구를 꿰뚫는 마케팅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그 가치가 빛난다. 여기에다 기업 조직원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특히 이러한 모든 요소들의 기본은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임을 이 시대의 기업들은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황 종 대 청호나이스(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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