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해군이 되어 배를 타고 별을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군 폭력과 이를 숨기려는 은폐공작은 반드시 없어져야 합니다."병영 내 폭력으로 숨진 아들을 기려 대학 교직원이 명예퇴직금을 아들 명의의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22년간 오산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근무한 최풍식(55·사진) 총무과장이 20일 서울 한신대 수유리캠퍼스에서 명예퇴직금 1억3,000만원을 한신대에 기증했다. 대학측은 최 과장 아들의 이름을 따 '고(故) 최의건 장학금'으로 명명, 운용키로 했다. 최 과장의 아들 최의건씨는 서울대 천문학과에 다니던 1998년 해군에 입대했다가 이듬해 3월 군내 회식 후 술취한 고참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숨졌다.
최 과장은 "아들 사고 때 많은 지인들, 특히 학교 당국과 기독교장로회가 큰 힘이 돼 주었다"며 "아들의 배움을 끝까지 보지 못한 아비의 한을 달래고 싶다"며 장학금 기탁 이유를 설명했다. 최 과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직하고 성실한 학생이 배움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사고 이듬해 해외선교사로 떠난 부인 박준옥(53)씨를 따라 25일 선교활동을 위해 뉴질랜드로 향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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