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의 슛이 네트를 가르는 순간 상암벌은 '대∼한민국' 함성으로 뒤덮였다. 붉은악마는 6월 월드컵의 감동을 그대로 되살렸다. 호나우두는 삼바축구의 진수를 펼쳤고 태극전사들은 세계 최강과 당당하게 맞섰다.한국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서 설기현과 안정환이 한골씩을 뽑아내며 분전했지만 호나우두에게 두골을 내줘 2―3으로 역전패, 역대전적 1승3패를 기록했다. 멋진 경기였다. 브라질의 개인기와 한국의 압박이 간간이 비가 내린 초겨울 한파를 날려보내며 재미를 한껏 선사했다. A매치 고별무대인 홍명보는 호나우두를 묶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세계최고 골잡이의 폭발적인 돌파와 감각적 슛마저 막을 수는 없었다.
첫 골은 K리그 스타와 일본·유럽파의 합작이 빛을 발했다. 전반 7분 골에어리 왼쪽 8.8m 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이천수가 키커로 나섰다. 안정환은 이천수가 살짝 밀어준 볼을 오른발로 낮게 센터링, 골문 바로 앞 설기현의 머리에 정확하게 연결했다. 설기현은 오른쪽으로 약간 방향을 틀어 헤딩슛, 네트를 흔들었다. 쌀쌀한 날씨탓에 움츠려있던 브라질의 역공은 매서웠다. 호나우두는 전반 16분 GK 이운재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오른발 슛,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8분 설기현의 왼발 슛이 골망에 꽂히는 불운 끝에 13분 안정환이 회심의 골을 터뜨렸다. 설기현의 오른발 논스톱 슛을 GK 디다가 간신히 쳐내자 달려들던 안정환이 오른쪽 인사이드킥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브라질에는 호나우두와 호나우디뉴가 있었다. 호나우두는 22분 이운재의 다리 사이로 오른발 슛,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호나우디뉴는 종료 직전인 48분 최진철의 태클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차넣어 승부를 돌려놓았다. 홍명보와 함께 A매치 아듀를 고한 황선홍은 후반 43분 교체투입 됐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일본은 아르헨티나와의 홈경기서 0―2로 패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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