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하나로 수 십 명을 죽이는 방법이 있다. 이탈리아 여가수의 매력적인 노래가 흘러나오는 최고급 유람선의 연회장. 단단한 철사 줄이 천정에서 떨어져 실내를 가로지르며 사람들은 마치 정지된 화면처럼 멈춰선다.예리한 철사줄이 목이나 허리를 여지없이 가르고 지나간 것이다. 잊지 못할 오프닝 장면으로 시작되는 '고스트 쉽(Ghost Ship)'은 바로 배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살인극의 비밀을 쫓아간다.
주인없는 물건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 예인선 '아틱 워리어'호의 선원은 목숨을 담보로 한 건을 올려온 바다의 청소부들. 공해상에 이상한 배가 떠 있다는 공군병사 먼더(칼 어번)의 제보를 받은 이들은 공해상에서 발견한 배가 40년전 실종된 안토니아 그라자호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흥분한다.
공해상의 배는 발견자가 주인이고, 그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부자가 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숀 머피 선장(가브리엘 번)과 여성 대원 모린(줄리아나 마굴리스)을 비롯, 닷지 잭 등 대원들은 조심스럽게 배 안을 살펴보기 시작하는데, 유령 씌운 이 배에서는 서서히 사고가 일어나기 시작하고 그들은 발견한 배에서 탈출하려 한다.
그러나 배는 서서히 사람을 가두어 죽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침내 40년 전 배 안에서 엄청난 학살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게 된다.
인양대원들의 눈 앞에 나타나는 소녀 유령 케이티의 모습, 제보를 했던 먼더가 실은 40년전의 살인마이며 동시에 대원들마저 죽이려는 귀신이라는 설정, 화려한 시각효과가 꽤 매력적이다. 40년전의 화려한 유람선과 폐선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며 '매혹적인 귀신'들을 보여주는 장면 역시 눈길을 끈다.
그러나 먼더의 정체가 밝혀진 후 오히려 갈 길을 잃기 시작한 영화는 영 개운치 않은 기분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공해상에 나타난 유령선, 그 안에서의 살인의 비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을텐데 '귀신의 음모론'까지 가세하니 영 뒷맛이 개운찮다. 22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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