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보험권도 인상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면서 내집마련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더구나 이 달 초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이 80%에서 60%로 낮아진 데 이어 대출금리까지 올랐기 때문에 주택구입시 개인 부담은 한층 가중된 상황.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사실상 대세 상승을 마감한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조치로 대출을 통한 내집마련은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하거나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사람들은 자금조달 계획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건전화대책의 일환으로 주택관련 대출 조건을 속속 강화했다. 국민은행은 부채비율 250%를 넘을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받기로 하고 그동안 은행이 부담하던 담보(근저당) 설정비용(대출금액의 0.8∼1%)도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 기업은행도 2주택 이상 주택담보대출 신청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고 담보 설정비 면제제도도 폐지했다. 보험업계도 이르면 연말쯤 0.1%포인트가량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릴 태세다.
담보물(주택)의 감정가격에서 대출 가능한 비율인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이 60%로 낮아진 것도 소비자에겐 부담이다. 쉽게 말해 거래가격이 1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예전엔 80%의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로 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6,00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만큼 대출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줄어 든 것.
때문에 집을 구입하기 전에 대출 상한액을 먼저 살펴봐야 하며, 대출시 무엇보다 상환능력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대출금리 인상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주택시장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주택시장이 활황일 때는 대출 비중이 높아도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으로 감당할 수 있지만 앞으론 섣부른 대출이 가계신용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향후 대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주택구입금액의 30%이내로 대출 비중을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도 "개인의 자금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인의 월 급여에서 쓰고 남은 돈(가처분소득)의 50%이내에서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정도까지만 주택자금을 빌리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무주택 가구주라면 내년 초까지 연장되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이용해 볼만하다.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사는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에게 집값의 70% 또는 7,000만원 이내에서 빌려주는 이 자금은 연리 6%로 비교적 금리가 낮기 때문. 특히 20년짜리 장기 대출인 것도 장점으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취급한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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