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릭WWW.세상읽기]바람직한 영부인론과 "숨은 권력자"說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릭WWW.세상읽기]바람직한 영부인론과 "숨은 권력자"說

입력
2002.11.21 00:00
0 0

KBS1TV 아침마당에 대선후보 부인들이 출연 중이다. 18일에는 통합21 정몽준후보 부인 김영명여사, 19일에는 민주당 노무현후보 부인 권양숙여사, 20일에는 민노당 권영길후보 부인 강지연여사가 나왔다.아침마당(www.kbs.co.kr/1tv/amplaza/special.shtml)에 따르면 이 특별프로는 주부 눈높이에 맞춘 것이다. 그래서, 부인들에게 생각을 묻기 보다는 생활을 묻는다.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가, 후보의 애정표현방법은 어떤가, 후보가 가사를 돕는가, 후보의 별난 습관은 무엇인가. 애창곡을 부르도록 해 부인들은 아침 댓바람에 노래도 한 가락씩 한다.

시청률 아닌, 기획의도를 기준으로 하면 이 특별프로는 성공이 아니다. 기획의도는 "부인들을 초청해, 대통령의 내조자 상을 검증한다" "유권자들의 후보선택에 도움을 준다"이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 바람직한 내조자 상이 무엇인가, 어느 후보 부인이 더 훌륭한가 가늠되지 않는다. 다들 진솔하게 대답하려 했고 정치인부인에게 할 일 1순위가 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고 '남편에게 쓰는 편지'를 읽으며 울먹거리는 낭만적인 연약함을 가지고 있었다.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장 괜찮은 아내의 남편에게 투표하라"는 말이 있지만 이 프로에 나온 부인들은 내조에서, 태도에서, 생활에서 흠이 보이지 않아, 후보보다 선택이 더 어려워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는 바람직한 영부인론이 활발하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를 다룬 책이 몇 번역됐고 함성득교수가 '영부인론'을 펴냈다. 한국여성언론인연합은 '대통령부인 역할론'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영부인론이 활발해진 이유는 자명하다. 우리가 선출하지 않지만 영부인은 대통령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숨은 권력자'이다.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사적인 사건이지만 한 부부가 청와대에 들어가면 그 순간 부부의 사적 관계는 공적으로도 뻗어간다.

우리 역대 영부인들에 대한 평가는 충분하지도 않지만 육영수여사를 제외하면 긍정적이지 못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여성개발원 김원홍박사는 제안한다. "영부인의 역할을 개인과 시대에 맡겨 둘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공식화해야 한다. 미국은 영부인을 지원하는 법안을 두었다." 백악관 사이트(www.whitehouse.gov/firstlady/)에는 퍼스트레이디 항목이 따로 있지만 청와대 사이트는 그렇지 않고 우리의 대통령부인 의전과 일을 전담하는 기구 제2부속실은 규모도 작고 세상에 잘 드러나 있지 않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