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스포츠마케팅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아 2년 전 스포츠마케팅을 신산업 분야의 유망직종으로 발표한 노동부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절실한 곳은 갈수록 돈 쓸 데가 많아지는 프로구단을 포함한 스포츠조직이다. 또 월드컵이 국민전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을 보고 스포츠를 마케팅도구로 활용해보려는 기업이 하나 둘씩 생겨난 것도 원인 중의 하나다. 이런 현상은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조짐이기도 하다.사실 미국의 스포츠산업이 오늘날 미국내 산업규모 순으로 10위권에 위치하게 만든 데는 스포츠의 사업화에 앞장섰던 전문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 지금 보면 별 것 아니지만 당시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있다.
먼저 1859년 처음 돈을 받고 경기를 보여주는 제도가 프로리그의 기원이 되었다. 또 스포츠만 전문으로 다루는 56페이지짜리 스포츠전문지가 1829년에 출현했다. 낱장 판매보다 여러 이점이 있는 시즌티켓은 1877년에 등장했고, 코카콜라는 1928년부터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했다. 스포츠경기의 라디오 중계는 1920년, TV중계는 1939년에 시작됐다. 또 야간경기는 불면증을 유발한다는 반대에도 불구하고 1935년에 이미 시도됐다.
스포츠 비즈니스의 주요 플레이어들인 미디어와 스폰서의 개입유도, 신기술과 스포츠의 접목이라는 기반이 조성된 후 이들 전문가들은 신규사업, 새로운 프로모션 개발로 아이디어를 모은다. 구장명칭사용권, 좌석 라이센스 등이 개발되었고 팬들을 즐겁게 만드는 기발한 프로모션도 속출한다. 이발도 하며 야구를 볼 수 있는 이동좌석을 만든 것, 개를 야구경기의 볼 보이로 고용한 것 등이 그렇다. 또 포스트시즌에 5년 연속으로 나가지 못했던 한 구단은 티켓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만약 또 플레이오프에 못 나갈 경우 시즌티켓 구매자들에게 경기당 1달러씩 되돌려 주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아 팬 반발을 무마한 것 등은 기발한 프로모션 기법이다.
국내 스포츠단체나 스폰서기업이 스포츠마케팅 전문인력을 고용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다. 주전급 선수의 연봉이 3억원에 육박하는 요즘 프로구단은 돈 버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스폰서기업이 나중에 인지도 조사를 해보니 소비자들은 엉뚱한 기업을 스폰서로 인식하는 결과를 접하면 도로아미타불이 아닐 수 없다. 선수만 프로가 된다고 해서 스포츠발전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된 것은 다행이다.
/정희윤·(주)케이보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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