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2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알려졌던 GM대우자동차의 준중형 신차 '라세티'(LACETTI)가 지난 19일 공개됐다. 준중형차 부문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비중이 13% 정도이지만, 이른바 '생애 첫차'(엔트리카) 시장의 대표 차급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준중형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극히 예민할 수 밖에 없는데, 지난 9월 르노삼성자동차의 SM3에 이어 이제 GM대우차의 라세티가 출시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쟁양상이 예고되고 있다.라세티는 어떤 차일까. GM대우차는 신차 발표회에서 "라세티는 GM대우차 출범이후 첫 차일 뿐만 아니라 '100% 신차'"라고 역설했다. 그동안 누비라∥의 후속모델로 알려져 온 것과는 다른 컨셉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라세티가 GM의 기술 및 디자인 역량이 투입된 것이 아니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우자동차가 만든 차라며 평가절하하고 있기도 하다. 라세티를 누비라∥ 및 준중형차의 최강자인 아반떼XD와 제원을 중심으로 비교해보자.
우선 동력 계통(파워 트레인)에 대해 GM대우차의 유기준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은 "라세티의 경우 누비라∥에 썼던 E-TEC∥ 엔진에 비해 성능과 효율이 7∼10% 향상된 E-TEC ? 엔진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제원표상으로 두 차(1.5㏄ 기본형 자동변속기 모델 기준)의 엔진 성능을 비교해보면 연비(㎞/㏄)는 라세티가 14.0으로 누비라∥(13.3)에 비해 5.3% 개선됐다. 라세티의 이 같은 연비는 준중형차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것이다. 르노삼성차 SM3의 연비는 13.8, 현대차 아반떼XD는 13.6이다.
라세티는 차의 힘을 대표하는 최고출력이나 차를 끌고 가는 힘(견인력)과 관련이 있는 최대토크에서 누비라∥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세티는 아반떼XD와 비교할 때에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에서 앞섰다. 최고속도에서는 아반떼XD가 라세티보다 조금 나았다.
결론적으로 라세티가 누비라∥는 물론 아반떼XD보다 차의 힘과 순발력 및 경제성에서 어느 정도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XD는 엘란트라에서 시작된 차이기 때문에 라세티와 지금 상황에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변속기(트랜스미션)와 관련, GM대우차 유기준 본부장은 "자동변속기의 경우 라세티는 독일 ZF사의 자동변속기를 썼던 누비라∥와는 달리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서 쓰고 있는 아이신사의 최신형 고효율 변속기를 채택했다"며 변속기 수준이 다르다고 역설했다.
차량의 안전성을 결정하는 차체 구조의 경우 라세티는 고장력 강판의 사용비율을 40%로 늘렸고, 전· 측면 충돌 시 충격을 줄여주는 서바이벌존(Survival Zone)을 구축했다고 GM대우차는 밝혔다. 차체 구조에 있어서는 르노삼성의 SM3가 라세티와 비슷한 세이프티 존(Safety Zone) 바디를 가지고 있다.
라세티의 외관에 대해, 앞 모양은 매그너스, 뒷 모양은 누비라를 닮아 새로울 것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GM대우측은 "세계적 디자인 회사인 이태리의 피닌파리나에서 스타일을 개발했다"며 "역동적이고 세련된 스타일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치수와 실내 공간에 있어서 라세티는 누비라∥에 비해 모든 항목에서 개선됐다. 또 아반떼XD에 비해서도 차 길이(전장)는 1㎝ 짧게 설계하면서도 실내공간 길이(실내장)와 폭(실내폭)은 각각 1㎝ 늘림으로써 운전 편의성과 탑승 만족감을 향상시켰다. 다만 차량의 직진 주행성에 영향을 주는 축거(앞 뒤 바퀴간 거리)는 아반떼XD가 라세티보다 1㎝ 길었다.
가격은 라세티가 누비라∥보다 비싸지만 기본형 가격에 비해 최고급형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다. 아반떼XD에 비해서도 라세티가 비싼 편은 아니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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