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프로모션플랜(PPP)이 지향하는 아시아 영화의 세계 시장 진출의 성공사례는 '링'. 일본 제작사인 쇼치쿠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드림웍스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아 10월 중순 개봉한 후 첫 주에 1500만 달러라는 대박을 터뜨렸다.두 회사를 연결시킨 건 생긴 지 1년 밖에 안된 미국 LA에 있는 영화제작사 버티고 엔터테인먼트. 그곳 공동대표인 덕 데이비슨(30·사진)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제2의 '링'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료에 목말라 하는 할리우드에 아시아 영화만큼 새로운 건 없다"는 데이비슨 대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영화. "홍콩이나 일본 등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비교할 때 다양하고 무엇보다 할리우드와 가장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미 '엽기적인 그녀'를 드림웍스에, '시월애'와 '조폭마누라'를 워너 브라더스에 중개했다. 이번 방한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광복절특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죄수들이 감옥으로 돌아가려 애쓴다는 설정이 기발하다"고 말한다. '텔미 썸딩'에도 관심이 있다. 그의 작품 선정 기준은 '신선한 발상'.
'엽기적인 그녀'는 벌써 내년 개봉을 목표로 인기 TV 시리즈 '매드 어바우트 유'의 작가였던 빅 레빈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감독으로는 '브링 잇 온'을 연출했던 페이튼 리즈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네마 서비스와 '엽기적인 그녀' 리메이크에 합의했던 그는 이 영화가 "정형화한 미국 10대 영화의 틀을 깨면서도 미국 관객들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미있고 낭만적이며 지적인 영화"라고 칭찬을 아끼지않는다.
다 큰 대학생이 엄마에게 얻어맞는 장면 등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지만 "재미있어서 그냥 두기로 했다"고 한다. '조폭마누라'의 주인공으로는 카메론 디아즈, 제니퍼 로페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는 "'집으로' 같은 영화가 미국에서도 상영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국영화'를 즐기는 소수 관객들 차지"라면서 "아시아 영화가 리메이크 없이 미국 일반 극장에서 상영되는 건 솔직히 자신 없다"고 말한다. 아시아 영화의 세계 시장 진출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부산=김지영기자 koshu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