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19일 합당 형식으로 복귀하자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특히 '제왕적' 당 운영을 비판하며 등을 돌린 박 의원을 다시 껴안음으로써 당 안팎에 이 후보의 포용력과 정치 개혁 의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부수 효과까지 고려하는 분위기다.박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합류가 '정치개혁'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63빌딩에서 이 후보와 만나 "미래연합은 오늘 아침 운영위회의에서 정치개혁의 큰 뜻에 참여한다면 찬성이라고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시면 바라는 정치개혁을 분명히 이룰 것"이라며 "큰 결단을 내려줘 고맙다"고 반겼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후보가 정치개혁과 지역갈등 해소, 정치보복 금지 등에 대해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부가 탄생하도록 정권교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로 바쁜 한 달이 될 것 같다"고 밝혀 선거운동 전면에 나설 계획임을 비쳤다.
"철새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탈당 후 한나라당이 정치개혁에 진일보했고, 이 후보의 강한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고 가볍게 받아 넘겼다. 오히려 "이념이나 정책, 성향이 다르면 집권을 하더라도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고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박 대표 복귀의 모양새에도 신경을 썼다. 박 대표가 바로 한나라당사를 찾을 경우 '항장(降將)'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제3의 장소에서 이 후보와 사전 회동한 후 당사에서 합당 선언을 하도록 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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