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선 표밭기류](2-1)광주·전남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선 표밭기류](2-1)광주·전남북

입력
2002.11.20 00:00
0 0

"이제 한 번 붙어볼 만허겄네."민주당의 끊임 없는 내분과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지율 급락으로 체념과 냉소만 가득했던 호남지역에서 16대 대선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조금씩 싹트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각종 권력형 비리, 정책 시행착오, 노 후보의 석연치 않은 행보, 민주당 내 자중지란 등을 지켜보며 12월 대선에 대한 기대를 접었던 것이 이곳 민심이었다. "그 놈이 다 그 놈 아니냐"는 한 60대 노인의 노기 띤 목소리에서 뿌리 깊은 불신과 배신감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듯 했다. ★관련기사 5면

하지만 16일 새벽 전해진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간 후보단일화 합의 소식이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어 놓았다. "설마 했는디…." "후보들이 젊응께 역시 화끈하구먼." "정말 승산 있는 게임이 되것네." 곳곳에서 벌어지는 얘기판에서 후보단일화에 대한 이들의 기대가 절절히 묻어났다. 특히 노풍(盧風)의 출발점이었던 광주 시민들은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다시 한번 돌풍의 중심역할을 하고 나설 채비까지 갖춘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후보단일화에 대한 기대 만큼 걱정과 우려도 많았다. 만난 사람 대부분이 "후보단일화 합의가 된 것이지, 후보단일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한 자락씩 접었다. 양 후보 진영이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이미 간파한 셈이다. 여론조사 방식 유출 논란을 둘러싸고 단일화 합의가 하루 만에 위기를 맞자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후보단일화가 안되면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유권자들도 상당수였다.

올 대선에서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 유권자는 약 393만명. 전체 유권자의 11%에 해당한다. 현재 이 곳에서 노·정 두 후보간 지지도 판세는 정풍(鄭風)이 주춤하면서 노 후보가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16일 본보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지지율이 다자구도에서 55.7% 대 20.9%, 단일후보 선호도에서 62.6% 대 25.2%로 노 후보가 우위였다. 하지만 "부동층이 30%"라는 시민단체 관계자의 지적처럼 후보단일화 성사여부에 따라 호남민심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광주=박정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