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이가 둘(9살, 5살)인데 내년 초엔 셋째가 태어날 예정입니다. 매달 저축과 대출이자, 생활비 등을 통해 나가는 돈이 400만여원인데, 수입은 부부 합해 월평균 380만원 정도로 지출초과 상태입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면 그에 따른 육아비용이 월 50만원은 더 늘어날 것 같은데 이 상태에서 비과세나 근로자우대를 해지하고 대출을 갚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계속 만기까지 가야 하는지 걱정입니다. 어떤 부분을 줄이는 것이 좋을까요?
답> 의뢰인은 생활비 및 육아교육비가 전체 수입의 34%, 보험을 포함한 저축액이 59%, 그리고 나머지가 대출금과 이자에 대한 부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축액이 거의 60%에 가깝다는 것은 사실 일반 도시근로자들의 저축률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맞벌이므로 외벌이 가계보다는 저축률을 높게 유지해야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육아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렇게 높은 저축률을 계속 유지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저축률은 높지만 매달 전체 수입대비 약 20만여원이 초과되고 있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야 할 문제입니다. 매달 이렇게 수입대비 지출이 많다면 결과적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현재 저축을 줄여서 대출을 갚아 대출원리금으로 나가는 금액을 줄이든가 아니면 저축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출비중이 자산(부동산, 금융자산 등)에 비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문제는 이 대출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자산과 부채의 수익적인 측면에서 과연 유리한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가입하고 있는 적금의 이율이 9%밖에 안 되는데 대출이자율은 11∼12%를 부담하고 있다면 저축은 하면 할수록 결과적으로 매달 2∼3%포인트씩 손해를 보는 결과가 나온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대출이자율보다는 예금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대출을 유지한 상태에서 저축을 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현재 가입되어 있는 적금 상품의 이율이 몇%인지, 그에 따른 대출이자율은 몇%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적금이자율이 높다면 상관없지만 대출이자율이 높다면 중도해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적금 불입액을 조절할 것인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가입되어 있는 적금들이 모두 비과세라 일시에 해지하기엔 미련이 남기 때문에 매달 불입액을 줄인 뒤 줄인 돈으로 대출을 갚아나가는 방법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비과세 적금들은 매달 불입액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현재 총 150만원의 불입액을 대출금 상환에 주력하여 매달 갚아나간다면 약 6∼7개월 정도면 대출이 청산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일단 대출을 다 갚게 되면 매달 50만원의 대출원리금에 대한 불입액이 줄어들게 되므로 가계 재정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저축액을 줄여서 대출을 청산한 뒤 다시 불입액을 늘려 간다면 그동안 불입했던 적금들을 중도해지하지 않아서 좋고 가계 재정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출산으로 비용이 늘어난다면 저축액을 계속 고집하기 보다는 적절한 상태에서 저축비율을 줄여나가는 것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무리한 저축은 오히려 마이너스대출이나 카드빚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가계 재정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저축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가계 재정측면에서 수익과 비용을 분석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며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면 전체적인 저축과 지출부분을 면밀히 살펴서 조절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돈은 늘려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남고 뒤로는 모자라는 재정상태가 아닌지 중간 중간 점검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오 정 선 외환은행 PB팀장 /consultant@keb.co.kr (02)72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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