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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 후곡마을 일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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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 후곡마을 일대등

입력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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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신도시는 불법 주차의 천국." 18일 밤 9시 학원, 식당이 밀집한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3동 후곡마을 일대. 편도 3차로 중 인도 쪽 차로는 주차장이 돼 버렸다. 학원 버스들이 줄지어 도로를 점거했고, 승용차와 트럭이 횡단보도마저 가로막았다. 방지 펜스까지 설치했지만 불법 주차 차량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행렬은 교차로까지 이어져 차량이 뒤엉키기 일쑤고 무시로 경적이 터져 나왔다.언제부터인가 일산 신도시는 불법 주차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주민들은 "언제 어디든 차를 세워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뿌리 박힌 곳"이라며 자조하고 있다.

일산구를 관통하는 왕복 8차로 중앙로의 인도쪽 차로는 더 이상 도로라고 할 수 없다. 밤낮으로 불법주차 차량에 점거된 노상 주차장이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까지도 주차장화하고 있지만 당국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버스 승객 한모씨(23·여)는 "버스정류장까지 차지하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인데도 단속하는 것을 못 봤다"고 말했다. 건물이 마구잡이로 들어선 중산·탄현지구는 불법주차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산신도시가 불법주차의 천국이 된 것은 도시 규모와 차량 수에 턱없이 못미치는 단속 인력 때문.

일산구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14만여대. 외지 차량까지 감안하면 30만대가 일산에서 달리고 있지만 일산구청의 정식 주차 단속요원은 겨우 10명 남짓이다.

주차금지 구역의 규모가 일산구와 비슷한 부천시 정식 단속 인력이 70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적은 인력이다. 단속원들은 "170㎞에 달하는 주차금지 구역을 한바퀴 돌기도 힘겹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야간 단속은 엄두도 못 낸다.

일산 신도시의 불법 주차 관행의 특징은 시민들도 자인하듯 '얄밉다'는 것이다. 80%를 넘는 주차공간 확보율에도 불구하고 얌체 불법주차가 횡행한다. 버젓이 아파트 안에 주차공간을 두고도 출퇴근에 편하다는 이유로 도로에 차를 대고, 백화점에서도 지하주차장보다 도로변을 먼저 찾는 식이다.

일산구청 관계자는 "어떤 운전자는 불법 주차차량을 견인하고 있는 중에도 바로 옆에 차를 정차하고는 '주차하게 빨리 차를 빼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며 주민들의 만성화한 불법주차의식의 단면을 전했다.

/고양=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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