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교섭단체 구성 합의가 19일 한때 후보단일화 협상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민주당측이 이날 밤 사실상 문제 삼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이날 오전의 '감정적인 대응'에 대해 유감을 표시해 위기를 넘겼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의도를 가장 궁금해 했다. 노 후보와 '러브샷'을 한 뒤 불과 나흘 만에 반노·비노측과 '정치적 동거(同居)'에 합의한 데 대해 일각에선 "단일화를 단념했다는 징표"라는 성급한 추측까지 나왔다.이에 대해 정 후보 주변에선 "단기적으로는 후보단일화, 장기적으로는 후보단일화 무산 시 대선 본선에 대비한 세 확산 시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실 단일화 합의가 나온 뒤 노 후보를 중심으로 범여권이 급속히 결속하는 분위기에 정 후보측은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 후보로선 이에 제동을 걸고 여론조사에 앞서 지지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둘러 반노·비노 세력과의 제휴 카드를 뽑았다는 관측이다. 실제 후단협 고위관계자는 "우리도 놀랄 정도로 정 후보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또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면 자민련, 하나로 국민연합은 물론 민주당내 반노 의원들까지 흡수해 '반창 비노'의 대표주자로 승부를 걸기 위한 원려(遠慮)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 후보는 이 같은 정 후보측의'적대적인'계산을 간파했기 때문인지 부산에서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가 참여하고, 원칙 없이 여러 사람을 소위 비빔밥식으로 끌어들이면 이후 민주당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이중적 처신""혼란스런 정치 행태"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노 후보의 발언에 대해 "왜 무원칙하다고 생각하느냐"면서 "그런 얘기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상황은 이날 밤 급변했다. 양측 대표접촉을 통해 단일화의 불씨가 되살아났다고 판단한 이 대변인은 "진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대응한 데 대해 후회하고 반성한다"며 정 후보측을 달랬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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