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하니까 좋지?" 두 남녀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재미를 만끽한다는 모 통신회사 TV 광고의 한 장면처럼 실외 어디서나 간편하게 펼쳐놓고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컴퓨팅' 기기가 정보통신(IT) 업계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모바일 컴퓨팅' 기기 시장은 2강-1약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무선 모뎀을 장착한 초소형 노트북과 컬러 개인휴대단말기(PDA)가 2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선보인 '태블릿 PC'가 아직은 열세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PDA와 초소형 노트북, 태블릿 PC 중에서 우열을 가리자면 아직은 PDA가 앞서 있는 형국이다.
컬러 PDA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대당 가격이 초소형 컴퓨터의 3분의 1인 40만∼60만원대에 불과하고, 전력소모량이 적어 배터리를 한번 충전하면 8시간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문서작성이나 웹서핑은 물론 인터넷 동영상이나 MP3 감상도 가능하며, 위치정보 시스템(GPS)과 결합하면 운전자의 길안내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초소형 컴퓨터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한정되고, 처리속도가 느린 점이 가장 큰 결점이다. 대표 기종은 컴팩의 '아이팩'(iPaq), 소니의 '끌리에'(Clie) 등이다.
초소형 노트북은 PC의 모든 기능을 그대로 재연하면서도 들고 다닐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한글 2002'와 엑셀 같은 업무용 프로그램부터 FIFA 2002 등의 3차원 게임까지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없다. 게다가 일반 노트북의 절반 크기에, 무게는 1㎏미만으로 보기에도 깜찍하다. 이런 장점을 내세워 이동이 잦은 샐러리맨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컬러 PDA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짧은 배터리 시간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컬러 PDA와 비교하면 가격은 2∼3배에 달하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3∼4시간에 불과하다. 후지쯔의 'P시리즈'가 대표적인데 128메가바이트 램에 20기가바이트 하드드라이브를 장착한 모델이 150만원선이다.
'태블릿 PC'는 컬러 PDA와 초소형 노트북을 동시에 위협하는 신형 모바일 기기이다. 메모판 모양의 깔끔한 디자인으로 화면 위에 필기입력이 가능하고, PC용의 모든 프로그램이 사용 가능하다.
요컨대 PDA와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셈이다. 정식 발표된 지 2주일도 안됐지만 서울 용산, 테크노마트 등 전문매장에는 구입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경쟁 제품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PDA에서 받아들인 필기 입력시스템도 복잡한 PC 소프트웨어를 조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휴렛팩커드, 에이서의 제품이 200만원대 중반에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3종류의 모바일 기기가 펼치는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가격대비 기능'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컴퓨터 전문 사이트 '케이벤치' 이관헌 이사는 "컬러 PDA는 기능상의 제약 때문에 휴대폰과 통합될 것"이라며 "초소형 노트북과 태블릿PC 중 누가 먼저 가격을 대중화가 가능한 수준인 대당 100만원대 이하로 낮출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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