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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의원 잇단탈당·지지율 1% 미만… 日 사민당 역사속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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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의원 잇단탈당·지지율 1% 미만… 日 사민당 역사속 사라지나

입력
2002.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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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 정치에 소금 역할을 해온 전통 야당 사민당이 간판 의원의 잇단 탈당과 지지율 하락, 재정난 등으로 위기에 처했다.북한 노동당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사민당은 10월 일본인 납치사건의 실상이 속속 드러나자 다지마 요코(田嶋陽子) 참의원과 오후치 기누코(大淵絹子) 참의원이 납치문제에 대한 당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며 당을 떠났다. 3월에는 도이(土井) 다카코 당수의 후계자감으로 꼽혔던 쓰지모토 기요미 중의원이 비서관 급여를 활동비로 끌어 쓴 의혹에 휘말려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들 세 사람은 모두 1980년대 말 이후 도이 당수를 필두로 여성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 득표력을 높인다는 사민당 '마돈나 전략'의 간판들이었기 때문에 당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사민당은 중·참의원을 합쳐 불과 23석으로 제6당으로 몰락했다. 59년 구 사회당 시절 최고 249석이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정당지지율도 교도(共同)통신 조사에 따르면 89년 8월 33.8%에서 2001년 6월 1.9%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1% 미만이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전통적 지지세력이던 노조들이 제1야당인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재정난도 심각해졌다. 올해 7월부터는 국가가 지급하는 정당교부금을 적립했다가 선거 때 의원들에게 일괄 지급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사무직원도 최근 10년간 80명 가까이 줄여 45명에 불과하다. 올해부터는 직원 퇴직금도 30% 삭감했다.

"정치부패의 온상"이란 이유로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 사민당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혁신 정당의 세계적인 쇠퇴에서 예외가 아니었던 사회당은 당명을 사민당으로 바꾸고 현실노선을 모색하며 94년 자민당과의 연립정권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자민당과 별 차이 없는 기성 정당이란 이미지를 줘 당의 정체성을 상실케 했다는 지적이 많다. 보수 자민당의 장기집권과 이를 견제하는 강력한 혁신 야당(사회당)의 두 축으로 흘러온 일본 전후 정치 '55년 체제'가 무너지면서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역사적 사명을 다한 정당" "사민당 존망의 위기" 등으로 평가하며 사민당 소멸 가능성마저 성급하게 점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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