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프레모(42)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17일 내한했다.프레모 위원장은 영화 사회사를 연구해온 학자 출신으로 2002년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칸 영화제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았다. 프레모 위원장을 만나 한불 양국의 영화제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칸 영화제는 게스트나 작품 선정이 화려하고 훌륭했다는 평인데 집행위원장으로서 어떤 것을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했는가.
"선임자 질 자콥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았고 운도좋았다. 영화제 일이라는 게 원칙을 미리 정할 수 없다. 다만 평소 보는 영화에 늘 열린 마음을 갖는 것뿐이다.
―칸 영화제를 치른 경험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영화는 언론으로부터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축제가 필요하다. 영화제가 얻은 관심을 영화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부산은 그점에서 훌륭하다."
―이번 칸에서의 임권택 감독이 수상한 감독상 심사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
"심사과정은 심사위원들만의 몫이라 알 수 없다. 영화제 이전에 작품이 완성되지 못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 상영된 영화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상을 받은 것에 기쁘고 놀랐다."
―하지만 공동 수상이라 일본, 중국 영화에 이은 아시아 영화에 대한 일종의 배려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데이비드 린치 등 올해의 심사위원은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 구색을 맞추는 상을 줄 사람은 아니다. 또 공동수상이라고 해서 반으로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우열을 가릴 수 없었을 뿐이다. 어쨌든 임 감독의 수상이 유럽 시장에 한국 영화를 알리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프랑스에서는 한국 영화를 어떻게 보고 있나.
"칸에서는 몇 년 전부터 한국 영화를 소개해왔다. 다만 임권택 감독의 수상으로 한국영화의 풍부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작품이 좋으면 발굴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영화제의 임무 아닌가."
―한국영화나 영화계 인사 중 개인적으로 높이 평하는 사람이 있나.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해준 임권택과 신상옥 감독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젊은 세대 감독들에게서도 한국 영화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부산영화제를 방문함으로써 내년 5월 칸 영화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셈이라는 프레모 위원장은 20일 이한한다.
/부산=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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