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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뜀박질 예금금리 뒷걸음 울고넘는 은행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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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뜀박질 예금금리 뒷걸음 울고넘는 은행문턱

입력
2002.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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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소매영업이 위축되자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이자는 올리는 방식으로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주름살이 진 서민 가계는 수입(이자)은 줄고, 대출 문턱은 높아지는 이중(二重)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일부터 정기예금의 금리를 0.1∼0.2% 포인트 내리고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0.25% 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국민은행의 금리조정안에 따르면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4.85%에서 4.75%로, 2년제는 5.15%에서 5.05%로, 3년제는 5.35%에서 5.25%로 각각 0.1% 포인트 인하된다. 이와 함께 주택청약예금 금리는 4.85%에서 4.65%로, 5년제 KB절세형정기예금 금리는 5.35%에서 5.25%로 0.2% 포인트씩 내린다.

반면 가계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설정비 부활과 대출자에 대한 자격조건 강화로 예금금리 인하폭 이상으로 상향조정된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설정비용을 고객부담으로 전환하는 한편 연소득의 250%가 넘는 돈을 빌리거나 소득 증빙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고객에게는 20일부터 0.25%포인트 인상된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담보설정비 부활로 3년짜리 대출의 경우 연 0.2∼0.3%포인트의 금리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선도력이 큰 국민은행의 이 같은 결정으로 '예금금리 인하·대출금리 인상'바람이 전 은행권으로 급속 확산될 전망이다. 제일은행이 이미 이 달 초 3개월, 6개월짜리 단기예금 금리를 각각 0.1% 포인트 낮춘 데 이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담보설정비를 부활한 우리은행도 19일 관련 실무협의회를 열고 예금금리의 인하폭과 시행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전반적 하향 추세이므로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예금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민은행과 비슷한 수준인 0.2% 포인트 선에서 인하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금리조정으로 당장 서민가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예컨대 3년만기로 1억원을 대출받았을 경우 대출금리가 0.5% 포인트 인상되면 연 50만원, 월 4만1,600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예금금리도 연 4.85% 짜리 1억원 정기예금에 들었을 경우 금리가 0.1% 포인트 내려가면 이자수입이 연 405만원에서 396만원으로 깎인다. 특히 예금금리는 세금에다 물가상승률(10월말 현재 2.8%)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1%대에 불과해 이자 소득 생활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손실을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격"이라며 "단순 예대(預貸) 마진에 의존하기 보다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비용절감과 수수료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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