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동남아 철강 시장을 개척했던 포스코가 베트남 등에서 이미 투자 회수 단계에 접어들면서 설비를 확대해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포스코가 1992년 베트남남부철강공사와 합작으로 베트남 호치민시티 인근에 설립한 철강업체 포스비나(POSVINA)의 한철호(사진) 부사장은 18일 "베트남시장 공략이 정착단계에 접어들면서 순익에 따른 배당이 투자비의 두 배를 넘는다"며 "한국형 경제개발이 한창인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게 동남아에 남아있는 마지막 기회의 시장"이라고 말했다.
포스비나는 주택 지붕 등에 많이 쓰이는 아연도금 강판(함석)을 생산해왔으며 최근 베트남 건설자재 시장의 컬러도금 강판 수요가 늘어나자 올 6월 공장을 증축, 연간 2만6,000톤의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연평균 96만7,000달러의 순익을 내고, 지금까지 배당금만 757만1,000달러를 받아 10년 전 합작 당시 출자금 390만달러를 훨씬 넘었다.
한 부사장은 "베트남내 컬러강판 시장 30%를 점유할 계획"이라며 "후발 업체들의 추격으로 아연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이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면 갈바륨 등 고부가가치 신규 유망 제품 생산으로 계속 앞서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 근로자들은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고 한국인 만큼이나 끈기가 있고 부지런하다"며 "현재 400∼50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소득이 매년 성장하고, 1인당 철강 소비량도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베트남 철강 시장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호치민시티=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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