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사의 초석이 됐던 창업 1세대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17일 별세한 조중훈(趙重勳) 한진그룹 회장은 생존해 있던 거의 유일한 재벌 창업 1세대였다.주요 그룹 가운데 창업 1세대가 타계한 곳은 삼성·현대·LG · SK·한화·두산·효성 등으로 거의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현재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이 창업 1세대 인사로 남아 있으나 그는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켜 엄밀히 말해 국내 창업 1세대로 보기 어렵다.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도 생존해 있으나 그가 세운 '대우선단'은 공중 분해된 상태며 연배상으로도 창업 1세대에 낄 수가 없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李秉喆) 회장은 1987년 11월 7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고인의 뒤를 이어 3남 이건희(李健熙)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 삼성을 전자 및 금융업을 주력으로 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LG의 창업주는 69년 작고한 구인회(具仁會) 회장. 고 구 회장의 뒤를 6남4녀 중 장남인 구자경(具滋暻) 명예회장이 이어받았고 현 구본무(具本茂) 회장은 3세대이다. 구 명예회장은 95년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준 뒤 일체 그룹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버섯 연구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지난해 86세에 별세했다. 정 명예회장 사후 현대는 '왕자의 난'을 겪은 후 현재 차남 몽구(夢九)씨가 현대차 회장, 5남 몽헌(夢憲)씨가 현대아산 회장,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6남 몽준(夢準)씨가 현대중공업 고문을 맡고 있다.
SK그룹 회장은 73년 창업자인 최종건(崔鍾建) 회장이 44세의 나이로 별세하자 동생 최종현(崔鍾賢) 회장이 대권을 이어 받았고, 최종현 회장의 타계 이후 손길승(孫吉丞)씨가 그룹회장직을 맡고 있다. 장남 최태원(崔泰源)씨는 현재 SK(주) 회장인데, 그룹 창업 50주년이 되는 내년에 그룹 회장에 취임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한화그룹은 창업주 김종희(金鍾喜) 회장이 81년 타계하자 김승연(金昇淵) 회장이 29세의 나이로 총수직을 승계, 그룹을 이끌고 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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