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에 가족을 잃은 여섯 살 소년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평화를 호소하는 일본 뮤지컬 '맨발의 겐'이 21∼24일 문화일보홀에서 선보인다. 일본 기야마 프로덕션이 제작한 것을 공연문화산업연구소와 극단 갖가지가 초청했다. 원작은 나카자와 게이지(64)의 걸작 만화 '하다시노겐'이다. 피폭 당시 기적적으로 살아난 원작자 자신의 생생한 체험담이기도 한 이 작품은 1973년 일본 만화잡지 '소년점프'에 첫 선을 보인 후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한국어로 번역됐고 그림책 동화책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뮤지컬 '맨발의 겐'(기지마 교오 작·연출)은 1996년 초연 이래 일본에서 7년 째 롱런 중이며, 1999년 뉴욕 공연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리뷰는 "슬프면서도 소름끼치는, 평화를 위한 항변"이라고 호평했다.
버섯구름의 섬광과 함께 생지옥이 되어버린 도시에서 겐은 피폭으로 아버지와 누나, 갓 태어난 남동생을 잃고도 한겨울 푸른 보리처럼 씩씩하게 살아간다. 장난꾸러기 겐의 천진난만함은 전쟁과 죽음에도 결코 꺾이지 않는 생명의 힘을 웅변한다.
일본어로 공연하며 관객에게 동시통역기를 제공한다. (02)742―9882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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