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은 한국의 관습에 익숙하지 못하다. 어른보다 먼저 숟가락을 들거나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 '미하엘과 진희'의 주인공 미하엘도 그렇다. 그러나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 그게 다문화 사회의 존재방식이 아니겠는가."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출품작 '미하엘과 진희'의 주인공 김일영(29·사진)씨는 1970년대 독일 이민 2세대. 그의 5번째 출연작으로, 부모가 이혼해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후 한국인 여자친구를 만나 정체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되는 미하엘의 이야기다. 연인이 갈등하다 화해하는 마지막 장면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촬영했고, 양어머니 역에는 명감독 빔 벤더스의 부인 리사 크로이처가 출연했다. 독특한 색감의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이 영화는 독일 영화로는 처음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감독 마티아스 카일리스(37)는 "헤르만 헤세의 고향인 칼프에서 태어났는데 그곳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한국 간호사의 기억과 베를린 슈투트가르트 등지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의 고민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작비는 70만달러로 내년 1, 2월 독일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김씨는 쾰른대 필름&TV학과를 마친 후 독일의 MTV격인 '채널 비바'에서 VJ로 활약했고, 컴퓨터를 이용한 일렉트로닉 음악 작곡가이기도 하다. "나는 그저 나일 뿐, 정체성의 고민을 겪은 적은 없다"는 그는 "독일에는 잘 생긴 배우는 많아도 제대로 된 배우가 없어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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