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의 별세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후계구도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조 전회장의 투병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룹을 4개 소그룹으로 쪼개 4명의 아들이 독자경영을 해 온 지 이미 오래됐기 때문이다.항공, 중공업, 해운, 금융 등 4개 부문으로의 분할구도는 89년부터 가시화했다. 92년부터 장남인 조양호(53) 대한항공 회장과 조남호(51) 한진중공업 부회장, 조수호(48) 한진해운 부회장, 조정호(44)메리츠 증권 부회장이 각 부문을 맡으면서 역할 분담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들 2세들은 조 전 회장의 뜻에 따라 각 부문별 회사에서 오랫동안 실무경험을 쌓은 뒤 경영 책임자로 올라섰기 때문에 전문적인 경영능력까지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여기에다 심이택 대한항공 사장, 김정훈 한진중공업 사장 등의 전문경영인을 영입, 오너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의 쌍두마차 체제까지갖추었다.
그룹 회장직은 장자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맡을 것이 확실하다. 부친이 와병중인 동안 조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 등을 맡으며 실질적으로 그룹을 대표해왔다. 그러나 소그룹 경영이 정착한 상태여서 그룹의 의미는 예전 같을 수 없다. 관심은 향후 계열분리 여부. 타계한 조 회장은 대한항공 6.63%, 동양화재 3.50%, (주)한진 3.78% 등의 그룹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남은 지분정리를 통한 계열분리 작업이 과제로 남아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하겠지만 성사되려면 몇 년은 걸려야 한다"며 "사업구조의 특성상 소그룹간 긴밀한 협조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