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동부의 소국 지부티가 미국이 수행하고 있는 대 테러전의 새로운 군사 거점으로 등장하고 있다.17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3달 간 제24 해병대 원정부대원 1,500 명을 포함한 육·해·공군 3,000여 명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홍해의 해군사령선 USS 마운트 휘트니로 파병했다. 이들은 2∼3개월 안에 지부티 북부 르모니에 기지에 합류할 계획이다. 르모니에 기지에는 이미 미 육군 특수부대원 800여명이 주둔 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지부티를 대 테러전과 이라크전의 거점으로서 천혜의 지정학적 장점을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알 카에다의 새로운 본거지로 떠오르고 있는 예멘과 바다 건너 불과 수㎞이고, 이라크와 맞닿은 페르시아만과도 가깝다. 또 국경을 접하고 있는 소말리아에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도피한 알 카에다 요원들이 집단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독립하기까지 100여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역사도 미군이 군침을 흘리게 하는 요인이다. 개발도상국 수준의 공항과 항구 시설을 갖추었고, 지금도 프랑스군 2,800 명이 주둔하는 등 이슬람 국가치고는 외국 군대에 대한 반감이 적다. 91년 걸프전 때는 프랑스군의 수송지 역할을 했다. 또 국토의 90% 이상이 사막으로, 사막전이 될 이라크전에 대비한 군사 훈련 장소로도 최적이다.
인구 45만 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40달러에 그치는 빈국 지부티로서는 미국의 구애가 반가울 따름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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