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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49)엘뤼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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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49)엘뤼아르

입력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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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1월18일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가 57세로 작고했다. 전 세계 지식인들의 애도 속에 그의 유해는 파리 20구 페르라셰즈 묘지의 공산주의자 묘역에 묻혔다. 그의 무덤 맞은 편에는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혁명군이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집단적으로 사살된 '코뮌 전사의 벽'이 서 있다. 공산당 묘역의 무덤 주인들 가운데 엘뤼아르는 가장 유명한 사람일 테지만, 그의 음택(陰宅)은 소박하기 짝이 없다. 공산당 서기장을 지냈던 모리스 토레즈의 호화로운 무덤이 바로 옆에 있어서, 엘뤼아르 무덤의 소박함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엘뤼아르는 다다이스트로 출발해 초현실주의자를 거쳐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러시아 태생의 첫 부인 갈라를 비롯해 세 여성과 결혼했는데, 이들은 엘뤼아르 연애시들의 가장 강력한 영감이 되었다. 그러나 엘뤼아르는 단지 사랑의 시인이 아니라 혁명의 시인이었다. 아니, 엘뤼아르에게 사랑과 혁명은 동의어였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발발 이래 좌파 지향을 또렷이 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비밀 출판물 '심야총서'를 간행하며 항독 레지스탕스에 가담했고, 1942년 이래의 공산당원으로서 해방 뒤에도 제3세계 민중과 연대하며 반전 운동에 힘을 쏟았다.

엘뤼아르의 시 '정의(正義)'. "이것이 인간의 뜨거운 법칙이다/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숯으로 불을 만들고/ 입맞춤으로 인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인간의 딱딱한 법칙이다/ 전쟁과 비참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자세를 꼿꼿이 유지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부드러운 법칙이다/ 물을 빛으로/ 꿈을 현실로/ 적을 형제로 변화시키는 것// 어린아이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최고 이성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를 완성시켜가는/ 낡고도 새로운 법칙이다."

고 종 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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