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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단 오늘 이라크 도착/ 블릭스 단장 "美의 스파이 노릇 안할것" 美-사찰단 갈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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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단 오늘 이라크 도착/ 블릭스 단장 "美의 스파이 노릇 안할것" 美-사찰단 갈등 심각

입력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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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UNMOVIC)의 바그다드 입성을 앞두고 사찰 강도를 둘러싼 유엔-미국-이라크 간 3각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 갈등은 사소한 사실관계가 이라크전 개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심각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번 갈등은 사찰단의 판단이 갈등의 높낮이를 결정할 수밖에 없어 한스 블릭스(사진) 유엔 사찰단장 등 사찰단원의 성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유엔사찰단과 미국의 갈등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무관용 원칙에 따른 고강도 사찰을 요구하는 미국과 신중한 입장인 사찰단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미국은 과거 사찰단이 접근하지 못했던 의심시설에 대한 철저한 사찰을 주문하고 있지만 이라크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에서 사찰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블릭스는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갈등은 블릭스 단장이 16일 "사찰단에 (미국 CIA나 러시아 KGB 등의) 스파이가 있다면 단호히 내쫓아버리겠다"고 밝힌 데서도 확인된다. 1998년 철수한 이라크 사찰단(UNSCOM) 일부가 미국의 스파이 노릇을 했음을 상기시키는 발언이다. 물론 그는 이라크가 사찰단 접근을 거부한다면 전면적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미국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 중이고, 이라크도 사찰단을 거드는 형국이다.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한스 블릭스

향후 갈등 양상은 사찰 주체의 판단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어 사찰 책임자 블릭스와 모하메드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성향이 주목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적 줄타기에 능한 블릭스는 그간 친미 인사로 분류됐다. 16년 간 IAEA 사무총장을 역임한 데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미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치적인 생명을 지탱해 왔으나, 최근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1441호 결의안 통과 전 과거 결의만으로도 사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던 그는 결의안 통과 후 공정한 사찰을 강조하면서 대미 등거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워싱턴은 92∼94년 북한 핵 위기 당시 북한의 과거핵 즉각 검증을 주장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었던 그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 월드트리뷴 닷컴이 최근 미 행정부가 블릭스 해임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블릭스의 후광에 힘입어 97년 IAEA 사무총장에 오른 이집트 출신의 바라데이 총장도 블릭스와 같은 태도로 사찰단 실무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8일 바그다드에 도착할 사찰단은 27일부터 사찰 활동을 개시해 내년 1월 26일까지 모든 활동을 마무리한다. 사찰의 최대 고비는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실태보고서가 제출되는 12월 8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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