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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어린왕자 - 넷마블 방준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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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어린왕자 - 넷마블 방준혁 사장

입력
2002.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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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약 60년전 초판이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특히 경쟁업체들과 매일 눈에 보이지 않는 숨가쁜 전쟁을 치르는 CEO(최고경영자)들에게는 각박한 현실을 잊고 동심의 세계로 다시 한번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작은 나무와 불을 뿜어대는 화산 뿐인 소혹성 B612에서 살아가는 어린 왕자는 척박한 환경에서 경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국내 벤처기업인들을 연상케 한다. 그의 꿈은 더 넓은 미지의 세계로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 것. 어찌보면 이는 성공을 꿈꾸는 벤처인들의 꿈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소혹성에 홀로 남겨지는 장미 한 송이가 어린 왕자의 발목을 잡는다. 사랑하는 장미 옆에서 외로움을 느껴 여행을 떠났던 어린 왕자는 여행을 하면서 장미의 외로움을 생각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성공을 꿈꾸는 벤처인들 역시 옳던 그르던 수 많은 유혹 앞에서 어린 왕자처럼 흔들린다. 그렇지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항상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품었던 초심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처럼 어린 왕자가 장미를 그리는 마음을 통해 벤처인들의 초심을 떠올릴 수 있다면 이 책은 더 이상 동화가 아닌 경영학 교과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어린 왕자가 여러 소행성들을 여행하며 만난 어른들의 모습에서 실망을 느끼는 대목들은 영락없는 기업 경영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쥐 한 마리를 상대로 재판을 하며 허영을 느끼는 왕의 모습이나 목적의식없이 방황하는 술꾼과 염세주의자들은 비단 경영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늘 경계해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더불어 저자가 곳곳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한 물질 만능주의는 경영인으로서 당연히 추구해야 할 이윤창출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라는 훈계처럼 다가 온다.

온라인게임업체를 경영하면서 항상 요즘 어린이들이 즐기는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어른들이 경험하지 못하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어린이들의 세계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꿈과 이상이 미래의 우리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의 동화 같은 이야기와 세상은 어른들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한 경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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