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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中國](1) 권력 강화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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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의 中國](1) 권력 강화가 과제

입력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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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공산당 16차 전국대표대회(16大) 1중전회에서 뚜껑이 열린 4세대 지도부의 구성은 신·구 세대의 동거형태를 띤다. 비록 후진타오(胡錦濤)가 당총서기에 올랐지만 권력의 또 한 축인 중앙군사위 주석에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유임했기 때문이다.내년 3월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에서 胡 총서기의 국가주석 선출은 확실하지만 군권이 없는 그가 전권을 장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胡 총서기를 주축으로 하는 4세대 지도부는 엄밀한 의미에서 '3.5세대'의 색깔을 띤다.

이같은 성격은 胡 총서기 체제에 중요한 의문을 던진다. 우선 胡 총서기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인가가 문제다. 둘째는 4세대 지도부의 권력구도를 계속 과거의 틀로 봐도 되는가이다.

권력기반 강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胡 총서기가 가야 할 길은 멀고 험난하다. 江의 군사위 주석 유임뿐 아니라 9인 상무위원 중 5명과 정치국 위원에 江의 측근과 계열 인물들이 대거 입성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이 江의 뜻에 따라 힘을 합칠 경우 胡 총서기로서는 당해낼 방법이 사실상 없다.

胡 총서기가 권력장악을 시도한다 해도 가까운 시일 내에 江 계파와 일전을 벌이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胡 총서기는 우선 외곽에서부터 서서히 중앙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세력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16대를 앞두고 성장이나 당서기 등으로 발탁된 측근들을 점진적으로 중앙무대로 끌어 올리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胡 총서기의 권력기반은 5년 뒤 17대에 가서나 공고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에서 드러난 4세대 지도부는 3세대에 비해 집단지도체제 성격이 훨씬 강해졌다. 江을 핵심으로 하는 3세대 지도부가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자리에 앉혀진 것처럼, 4세대 역시 차려준 밥상을 받은 데 불과하다.

3세대와 달리 신중국 건국 후 공산당에 입당해 관료적 능력으로 발탁된 胡가 일인천하를 만들기는 어렵다. 이 점은 다른 4세대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경력의 소유자들인 4세대 지도부가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전환기 중국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胡 총서기의 권력강화 또한 필수적이다. 앞으로 胡의 권력강화는 江의 의사와 胡·江 두 사람의 관계 설정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江이 막후 영향력 유지를 위한 권력욕에서 군사위 주석직을 고집했다면 胡 총서기의 지위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江이 아직 불안한 4세대 지도부의 순항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를 더 강하게 갖고 있다면 胡 총서기에게도 희망은 있다. 江이 16대 후 이르면 1, 2년 뒤 군사위 주석을 胡 총서기에게 이양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일찍부터 나온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비상을 위해 10년을 인고해 온 胡 총서기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때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江 군권유지는 실무지원? 권력욕?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논리가 여전히 통용된다면 중국의 진정한 실력자는 장쩌민(江澤民·76) 군사위 주석이다. 江 주석이 예상과 달리 세대교체의 대세를 역류하며 군사위 주석을 유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江 주석의 군권 유지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의 전례와 비슷하다. 鄧은 1970년대 후반부터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을 당총서기로 내세웠지만 군사위 주석직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89년 6월 江 주석을 총서기에 앉히고도 약 반년 뒤인 11월에 가서야 비로소 군권을 이양했다.

군사위 주석에 대한 鄧의 집착은 개혁·개방 추진과 약체의 江 주석을 후원하기 위한 실질적 역량이 필요했던 데서 기인한다. 이번 江 주석의 유임도 일단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4세대 지도부가 외교·국방 분야 경력이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도 江 주석이 당분간 후원할 필요성은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16대를 앞두고 군부에서 江 주석의 군사위 주석 유임을 주장하는 여론이 상당히 높았다. 대만 통일 및 군사 현대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 놓은 후 은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江 주석은 현재 당내에서 대만문제 소조와 군사개혁 소조의 조장을 맡고 있다. 그가 군사위 주석직에 있는 한 외교안보 문제의 핵심을 담당하는 이들 직책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인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의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가져올 국가의 심리적 이완을 방지하려는 계산이다. 3개 대표론의 당헌 삽입과 자본가 입당, 계급·혁명정당에서 대중정당으로의 전환은 개혁·개방 이후 힘을 얻어 온 사회 각 세력의 목소리를 키울 개연성이 크다.

250만 정규군과 100만 인민무장경찰에 대한 통솔권을 3세대인 江 주석이 쥐고 있다는 사실은 전환기 사회안정에 중요한 상징성을 갖는다. 대내적으로 당 노선의 연속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江 주석은 하지만 정치국 위원 및 상무위원 인선에서 자파 세력을 지나치게 심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江의 이러한 포석은 과거 鄧이 江의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도부를 구성하도록 한 것과 크게 다르다. 江의 군사위 주석직 유임이 권력에 대한 개인적 집착과 완전히 떼어놓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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