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과잉 기내 서비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과잉 기내 서비스

입력
2002.11.16 00:00
0 0

얼마 전에 남해안을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다. 김포공항에서 사천공항까지 비행시간은 45분 정도였다. 그러나 뜨고 내리면서 비행기의 고도를 높이고 낮추다 보면 순항시간은 30분도 아니 되었다. 이 짧은 시간 동안에 여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를 했다. 서비스라야 승무원들이 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승객의 요구에 음료를 따라주고 캔디 몇 개를 건네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날 따라 기상이 좋지 않아 비행기가 꽤 흔들렸다. 비좁고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서비스하는 기내풍경이 불안하고 짜증스러웠다.■ 이 광경을 보면서 과연 국내선 기내 서비스가 필요하며, 승객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나라 국내 항공노선의 비행시간은 한시간 이내이다. 제일 긴 김포와 제주노선이 55분이다. 뜨는가 하면 착륙한다. 에어버스 등 대형 여객기는 10여명의 여승무원이 서비스하지만, 시간이 없어 허둥대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옛날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사람이 많을 때는 관광객이 기내 서비스를 받는 맛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많은 사람이 외국여행을 다니는 세상이 되었고, 국내 항공은 그야말로 단거리 비즈니스용으로 바뀌고 있다.

■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항공회사는 과잉 서비스를 줄이고 차라리 요금을 내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항공사들은 국내 비행기 탑승객에게 왕복 비행기를 타도 할인혜택을 주지 않을 정도로 짜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만들어 좌석에 차별을 두었지만, 비행기 요금은 오르기만 한다. 기내 서비스의 초점을 안전에만 둔다면 에어버스 여객기 한대에 십여명에 이르는 승무원을 태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돈을 많이 내는 비즈니스 클래스에만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해주면 될 것이다.

■ 우리 사회는 낭비와 과잉이 심하다. 지금 벌어지는 비행기의 국내선 기내 서비스도 낭비다.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인 음료수를 서비스하면서 사람이 복도를 자유롭게 다니는 것도 불편할 정도로 승객의 공간과 시간을 뺏고 있다. 비행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안전을 강화하고 과잉서비스를 줄이면서 승객에겐 절약된 경비를 요금인하로 돌려줄 수는 없을까.

/김수종 논설위원 s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