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최근 타교 출신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도록 돼 있는 자체 인사 지침을 변경, '서울대 순혈(純血)주의 개선책'이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서울대는 2001년 3월부터 실시해 온 '모집단위별 첫번째 신규 임용 교수는 반드시 타교출신으로 한다'는 지침을 '교원공무원임용령 제4조의 3항을 준수한다'로 바꾼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1999년 9월30일 시행된 임용령은 교수 신규채용시 타교 출신을 (단과대 또는 과 단위별로) 3분의 1 이상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단과대와 과 단위 신규채용 교수 인원이 1∼2명에 불과해 3분의 1이상 선발규정을 지키지 않고 모두 모교출신으로 선발해도 규정에 걸리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지침변경은 타교출신을 배제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대는 2000년 10월 개교 이래 첫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99년 2학기 이후 75명 중 무려 73명을 본교출신으로 임용해 말썽을 빚자, 강화된 지침을 마련했다. 이후 2002학년도 신규교원 임용(42명)에서는 사상 최초로 타교출신(23명)이 본교출신(19명)을 초과, 순혈주의 개선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만간 서울대를 비롯, 전국 대학의 임용령 시행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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