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피의자 고문치사 사건의 후속조치로 15일 이뤄진 검찰인사는 사건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조직의 안정성 고려로 요약된다.수사라인에 있던 김진환(金振煥) 서울지검장이 고검 차장검사로, 정현태(鄭現太) 서울지검 3차장 검사가 고검 검사로 각각 파격 좌천된 것은 전자의 경우. 고검장이던 김각영(金珏泳) 법무차관의 검찰총장 승진에도 불구, 후속 승진인사 없이 일선 고검장과 지검장 7자리 전보에 그친 것은 후자의 케이스다.
그러나 김 총장과 함께 각종 게이트 부실수사 등의 책임자들이 불과 9개월 만에 '복권'된 점은 이번 인사의 한계로 지적된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서울지검장 인사는 검찰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검장 승진 1순위인 서울지검장이 검사장 '초년생' 자리로 쫓겨간 것은 사실상 사퇴를 강요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재경지청장 우선순위인 서울지검 3차장이 승진 대기군인 서울고검도 아닌 광주고검으로 전보된 것도 초유의 일이다.
한편 노른자위 부장검사 자리인 법무부 공보관이 '장관 이임사 표절' 논란 등과 관련, 서울지검 동부지청으로 원대복귀됐다. 이 때문에 송정호(宋正鎬) 전 법무장관 퇴임과 함께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전직 공보관에 이어 '공보관 수난시대'라는 말을 낳았다.
반면 유창종(柳昌宗) 법무부 법무실장은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유 검사장은 이용호(李容湖)게이트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올해 2월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문책인사를 당했다.
또 지난해 대검 공안부장으로 재직시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과의 친분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박종열(朴淙烈) 광주지검장도 법무실장으로 재입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체제하에서 대검차장-중수부장-공안부장 등 대검 '빅3'였던 김 총장-유 검사장-박 검사장이 모두 이번 인사에서 요직에 보임됐다.
김 총장도 이 같은 파장을 걱정한 듯 이날 일선 검사장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인사평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 명노승 법무차관
학자풍의 기획통이나 수사에도 밝다는 평. 아랫사람을 잘 챙긴다. 대검 기획과장 때 '수기(手記)사건부'를 전산화, 검찰사무 현대화에 기여했다. 등산광에 골프도 수준급. 임연옥(林姸玉·55)씨와 2남1녀 충남 서천·55세 법무부 법무과장 대구·부산고검 차장 부산지검장 대전고검장
● 유창종 서울지검장
합리적이나 강단이 있다는 평. 슬롯머신 사건 등 대형수사를 지휘했고 마약분야에 밝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다. 판·검사 법복을 디자인한 금기숙(琴基淑·50·홍대 미대 교수)씨와 1남1녀. 충남 홍성·57세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검 중수부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 법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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