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야에 관한 한 프랑스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전철을 밟을 수 없습니다." 프랑스와 로스 프랑스 통상부 장관은 13일 저녁 서울 중구 중림동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문화·서비스 분야 개방협상에서 할리우드식으로 문화산업의 세계화를 추진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로스 장관은 "영화와 TV물 같은 예술작품은 농업이나 공산품처럼 일괄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면서 "획일적 문화개방을 막기 위해 유네스코 차원의 문화다양성 협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업 분야에 관해서도 각국이 처한 실정을 무시하고 미국, 호주 등 농업선진국의 이익만 내세운 일방적 개방압력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는 "땅이 넓고 값싼 호주 같은 나라도 있지만 한국처럼 땅이 좁고 값비싼 나라도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재정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자국 농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각국 실정에 맞게 농업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또 샴페인과 관련, "프랑스는 포도주와 치즈, 과일 등에 대한 원산지 표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샴페인은 특정 주(酒)종에 대한 프랑스 원산지 이름인 만큼 한국에서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6월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찾은 로스 장관은 2박3일간 정보통신부·농림부 장관을 만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관련 협력 가능성 및 육류·유제품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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