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구교 일치운동의 흐름과는 달리 여전히 소원한 관계로 남아있던 국내 개신교와 천주교간 일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최기산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위원장과 백도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KNCC 산하 예장통합 기장 감리교 등 7개 교단 교단장 및 총무, 루터교, 정교회 관계자들은 12월 16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처음으로 공동 간담회를 갖고 사회선교를 위한 공동 과제 및 구체적 협력 방안들을 논의한다. 이 모임에서는 '한국 그리스도교 일치회의'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12월 29, 30일에는 제주도 피정의집에서 양측 신학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연구 모임이 예정돼 있다. 천주교에서 김웅태 신부 한순희 수녀(가톨릭대 교수), 개신교에서 김형일(강남대) 채수일(한신대) 윤철호(장신대) 목사 등이 참석해 교회 일치 가능성을 신학적으로 모색한다.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건의문'이 여기서 채택될 예정이다.
한국 교회의 일치운동은 1970년대 신·구약성서 공동번역 작업과 70, 80년대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나 80년대 후반부터 답보 상태였다. 그러다가 2000년 열린 제1차 에큐메니컬(교회일치) 포럼을 계기로 양측이 본격적인 일치운동을 재개키로 하고 올해 1월부터 매월 실무회의를 열면서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특히 4월 백도웅 KNCC 총무의 취임예배에 천주교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데 이어, 백 총무가 최기산 주교의 인천교구장 착좌식에 참석하면서 교류 분위기가 고조됐다.
홍창진 천주교 주교회의 총무 신부는 "신·구교 일치 운동은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을 피하고 서로를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현 KNCC 목사는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두 개로 갈라진 그리스도 교회의 일치가 필수적"이라며 "신학생 교류와 통일문제 공동 대처 방안 마련 등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