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만의 잔치로 여겼던 부산-서울 대역전 경주대회가 올해는 부산에서도 동호인 릴레이부문을 신설한다고 하니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안방에서 출발하는 경기니 만큼 부산 아마추어 마라톤의 자존심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전철규·이은희 부부)1999년 창단된 부산 강변마라톤클럽(회장 박현찬)은 가톨릭을 신앙으로 갖고 있는 부부중심의 동호회로 이번에 2개 팀으로 나눠 참가신청을 했다. "마라톤이야 말로 10대부터 80대까지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또 장비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하고 평등한 운동"이라는 전철규(50)씨는 지천명의 나이에도 풀코스를 3시간50분대에 끊는 철각이다.
이미 풀코스를 완주한 경험이 있는 이은희(45)·이호선(47)씨도 '40대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매달 한번 꼴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5km 1,000원, 하프코스 2,000원, 풀코스 완주 땐 4,000원을 적립, 불우이웃에 기부하고 있다.
최고령 참가자는 설충윤(55)·박영희(49) 부부. 이광일(41)·김은숙(37) 부부가 최연소 출전자다. 전씨는 "풀코스를 완주할 때면 주저앉고 싶은 고통과 남모르는 환희가 시차를 두고 밀려오는데 바로 이런 점이 인생행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부부간의 사랑과 가정의 행복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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