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3·4분기에 6,170억원의 막대한 적자를 기록, 하이닉스 장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높아가고 있으며 처리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는 3·4분기 매출액 6,530억원, 영업손실 5,110억원 등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으로 영업외비용 1,060억원이 발생, 6,17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 3·4분기까지 하이닉스의 누적손실은 1조313억원으로 불어났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
하이닉스는 D램 경기침체에다 환율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1·4분기 어렵게 살려놓은 흑자기조가 2·4분기에 무너진 뒤 3·4분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5조735억9,000만원의 적자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지만 2000년 2조4,868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조단위의 적자를 기록, 사실상 기업으로서의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닉스는 이같은 적자가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D램 가격의 하락 등 계속된 시장경기 침체와 미국 반도체공장(HSMA)의 상반기 재가동으로 인한 추가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회복기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2·4분기에 곤두박질친 뒤 3·4분기까지 내림세를 계속한 것이 적자확대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셈이다. 특히 하이닉스는 반도체생산의 70%를 SD램에 치중해 왔는데 아시아현물시장에서 128메가기준 SD램가격은 한때 1달러대까지 폭락, 영업원가(3∼3.5달러)에도 못미쳐 생산은 곧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비용이 적자폭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6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안고있는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대략 2,000억원을 지출했다.
▶4·4분기 나아질까
하이닉스는 4·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의 증가와 DDR D램의 생산, 판매가 정상화되면서 실적이 3·4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는 없었지만 꾸준히 설비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온 만큼 설비의 생산성 향상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설비 업그레드를 통해 현재 40%수준인 DDR 생산 비중도 연말까지 70%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DDR 가격이 이달초까지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다 최근 들어 8달러 중반대(현물시장 기준)로 하락하고 있고 마이크론이 내달 중순부터 DDR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큰 폭의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0.12∼0.13㎛급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하이닉스는 0.15∼0.18㎛급에 치중하고 있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실적개선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신규투자'가 관건
반도체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도이체방크 실사를 토대로 한 채권단의 자구방안이 한시라도 빨리 확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년 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 크게 좋아진다고는 하나 신규 설비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5,000억원이 조달될 것으로 예상됐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매각이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어 하이닉스의 앞길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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