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은 천의 얼굴을 가진 악기입니다. 클래식부터 대중가요까지 고루 어울리지요."16일 오후7시30분 한전아츠풀센터에서 창단연주회를 갖는 '김무균(金武均·46) 색소폰 앙상블'의 단장 성굉모(成宏模·56)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색소폰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푸치니의 아리아 '그리운 아버지' 는 물론 '화장을 고치고' 같은 대중가요까지 앙상블로 편곡해 연주한다.
색소폰을 좋아하는 아마추어들의 모임인 김무균(지휘자) 색소폰 앙상블에는 대학 교수, 주부, 교사, 의대생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음악 열정이 스며있다. 음향학 전공인 성 교수는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공부를 너무 잘한 죄'로 공학도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독일 아헨공대로 유학을 갔는데 음향학 연구소가 있더군요. 이거다 싶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교내합창단 지도 교수, 음대 겸임교수를 맡다 3년전 색소폰에 입문하게 된 성 교수는 해군군악대 출신의 해병대 후배인 색소폰 연주자 김무균씨와 의기투합해 1월 앙상블을 만들었다. 김씨가 출강하는 문화센터 사람들(www.saxophoneschool.net) 과 인터넷 동호회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 고문들이 단원으로 가세했다.
미용실과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단원이 자신의 업소를 연습 공간으로 내놓았고, 미대 출신 단원은 공연포스터를 디자인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김진호(金鎭浩·54)씨는 "사람 목소리와 가까운 색소폰 음색에 푹 빠졌다"고 했고, 초등학교 영어교사인 이연경(李姸炅·31)씨는 "내 스타일대로 악기가 따라줘 저절로 흥이 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많아 함께 모이기 어렵지만 이번 첫 연주회에는 30여명의 단원 중 한명도 빠지지 않을 예정이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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