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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 디플레 우려 고개 / 정부, 대책마련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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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파… 디플레 우려 고개 / 정부, 대책마련 착수

입력
200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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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급랭하면서 우리 경제도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정부와 대부분 연구기관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디플레보다는 인플레를 걱정해야 할 때"라고 보고 있지만, 디플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금까지 줄곧 인플레 우려를 제기해온 한국은행은 14일 '세계경제 디플레 가능성과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미국·독일 등이 디플레에 빠질 경우 우리만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디플레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LG경제연구원도 이날 '우리 경제의 디플레 압력' 보고서에서 "최근 수출품의 가격하락이 고착화하는 등 이미 디플레가 진행중인 분야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디플레 압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플레 가능성 얼마나 있나

한은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제하면서도 "예상외의 경기침체나 부동산 가격 급락 등이 발생할 경우 가계부채가 부실화하면서 디플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반(反)인플레이션 정책, 저가공세에 따른 중국발(發) 디플레 가능성, 인구의 노령화로 인한 소비수요 둔화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LG는 특히 이미 수출과 설비투자에서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디플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수출 등 실물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두자릿수 임금상승률 등이 물가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선진국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국내 실물경기는 아직 위축단계가 아니다"며 "소비둔화 속도도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비교적 완만하다"고 진단했다.

■디플레에 대비하라

디플레는 '물가하락→실질금리 상승 및 담보가치 하락→기업·금융기관 도산 증가→소비·투자위축-→디플레 심화'의 악순환을 가져온다. 따라서 디플레가 인플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우며, 효과적인 정책 대응도 어려운 점이 특징이다.

한은은 우선 물가상승률이 제로에 근접하게 되면 디플레 위험이 상승하므로 통화정책 운영시 물가안정목표를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금리도 상당폭의 인하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디플레 위험에 대응한 확대 재정정책의 실시를 위해 정부재정의 건전성 유지가 필요하며 가계 및 기업의 과다부채를 억제, 금융기관이 부실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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